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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2 무의미 (2)

2008/01/22 01:35

무의미

컴퓨터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록, 다른 것들과 멀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건 컴퓨터 뿐만이 아니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상에서 공평한 것 중 한가지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진 다는 것. 그런데 난 그중에 절반이상을 컴퓨터와의 대화로 보낸다.

예전에 <거상> 이라는 온라인 게임에 여름방학 두달을 쏟아부은 적이 있다. 한참을 밤낮없이 게임만 하고, 가끔 답답하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나갔다. 거의 누구도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하고 지나간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가 고작 DB에 저장하면 고작 몇 킬로바이트도 되지 않는 아이템, 경험치 그리고 레벨을 위해서 이딴짓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미련없이 그것을 그만 두었다. 어찌 보면 게임을 하며 즐거웠던 순간이나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을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난 더 사람과 멀어졌고,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게임에서나 들었던 그 기분이, 요즘은 내가 하는 일에서도 느껴진다. 내가 열심히 디버깅한 소프트웨어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함으로써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차피 그것들은 고작 컴퓨터나 휴대폰안에 들어가는 지극히 하찮은 것들이라는 생각... 그러고 보면 은행계좌도, 별 의미가 없어진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다면, 내 현재 상태는 정말 문제가 있다.

나는 하루종일 일했는데, 다른 사람이 즐겁게 웃고 있는 사진 몇장를 봤다고 이러는 건가? 사진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주관적인데 말이다. 내가 많이 틀어진건가? 나는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데, 잘 살고 있는 걸 축복해 줄 수 있을 정도로 난 속이 넓지 못한가 보다.. 에이 잠이나 자자.
2008/01/22 01:35 2008/01/2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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