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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9 없는 번호 입니다. (7)

2007/12/09 01:32

없는 번호 입니다.

즐거운 금요일 저녁에 예정에 없는 야근을 하고 있는데, 문득 지나간 사랑이 그리워진다. 사람들은 대개 이것을 궁상 이라고 부른다. 가서 어쩔것도 아니면서, 지나간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둬야지 꼭 그걸 다시 확인하려 드는 것을 그때가 지나고 나면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렇지만 가끔은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나간 감정을 다시 끄집어 내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예전에 가까웠던 사람으로서 잘 지내고 있는지가 궁금했을 뿐.

퇴근하고 익숙한 길을 따라서 그 집앞에 도착했다. 창밖으로 불빛이 보이는 것이 반가울지, 아니면 캄캄한 게 더 나을지 생각하면서 담배를 한대 입에 물고 보니, 불이 켜져 있다. 미쳐 생각에 결론을 짓기전이었지만, 불이 켜져 있는 창문이 좀 더 반갑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도 잠시. 더 이상 무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여기서 무얼하고 있나 잠시 생각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실루엣이라도 놓칠세라 급하게 담배를 빨아대며, 눈은 창문에서 떼지 못한다. 담배는 금방 필터까지 타버린다. 담배마저 다 태우고 나니, 더 이상 할일이 없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내려가는 것은 왠지 하기가 싫어져서 가던 길로 계속 가본다. 조용한 골목길이 나오고 인적이 전혀 없다.

몇 발자국 가지 못해서, 전화기를 꺼내든다. 꺼내들고 아무리 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혹시나 받으면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신호가 가다가 멈춘다. 없는 번호 란다...
급하게 폴더를 닫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는 골목길인데, 혹시나 누가 이런 나를 봤을까봐서 두리번 거린다. 버스에서 심하게 졸다가 머리를 쿵 부딪히고 깨어났을 때의 흘린 침을 들이마시면서 닦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처럼..

올해까지만이다. 알겠지?
2007/12/09 01:32 2007/12/09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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